F1 스티어링 휠에 달린 25개 버튼의 정체: 각 버튼이 하는 일

F1 중계를 보면 드라이버가 양손으로 핸들을 움켜쥔 채 시속 300km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는 장면이 익숙할 것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핸들이 단순한 원형 장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F1 스티어링 휠에는 무려 20개에서 25개에 달하는 버튼과 다이얼, 스위치가 빼곡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작은 원반 하나에 달린 버튼만 해도 보통 사람의 사무실 책상 위 전자기기를 전부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도대체 F1 드라이버는 극한의 속도에서 이 수많은 버튼을 어떻게 구분하고 사용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포뮬러원 스티어링 휠에 달린 각 버튼의 정체와 기능을 하나하나 파헤쳐보겠습니다.

F1 스티어링 휠 가격과 제작 비밀

먼저 F1 핸들의 가격부터 알아야 합니다. F1 팀 한 대의 스티어링 휠 가격은 약 5만 달러(한화 약 6,500만 원)에서 시작합니다. 일부 팀은 드라이버별 맞춤 제작과 탄소섬유 공정을 거쳐 10만 달러에 육박하는 핸들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가격은 일반 승용차 전체 가격보다 비싼 셈입니다. F1 스티어링 휠이 이토록 고가인 이유는 단순히 조향 장치가 아니라, 차량의 모든 주요 기능을 제어하는 컴퓨터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입니다. 엔진 출력부터 브레이크 밸런스, 라디오 통신까지 모든 것이 이 작은 원반 위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각 팀은 드라이버의 손 크기와 엄지 이동 반경을 3D 스캔하여 버튼 위치를 정밀하게 배치합니다.

중앙 LCD 디스플레이: 드라이버의 두 번째 눈

핸들 중앙 상단에 위치한 LCD 디스플레이는 드라이버가 가장 자주 보는 화면입니다. 이 화면에는 현재 랩타임, 타이어 온도, 연료 잔량, 엔진 회전수, 경고등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됩니다. 드라이버는 질주 중에도 시선을 트랙에서 크게 벗기지 않고 이 화면을 훑어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각도가 정밀하게 조정되어 있습니다. 2026년 규정에서는 이 디스플레이에 MGU-K 배터리 충전 상태와 Overtake Mode 가용 여부도 추가되어 표시됩니다. 드라이버는 이 화면을 통해 언제 에너지를 충전하고 언제 쓸지를 판단합니다.

좌측 버튼들: 엔진과 전략을 제어하는 핵심 지휘부

F1 드라이버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버튼들은 대부분 스티어링 휠 중앙과 좌측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른손으로 조향하면서도 왼손 엄지로 빠르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엔진 맵 변경 다이얼

좌측 상단에 위치한 엔진 맵 변경 다이얼은 엔진 출력 모드를 조절하는 장치입니다. 연료 절약 모드부터 퀄리파잉용 최고 출력 모드까지 약 10단계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드라이버는 레이스 상황에 따라 이 다이얼을 돌려 엔진 성능을 즉각적으로 조절합니다. 예를 들어 안전차가 나왔을 때는 출력을 낮추고, 마지막 랩에서 추격할 때는 출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식입니다. 2026년에는 이 다이얼이 Boost Button과 연동되어 배터리 출력까지 함께 제어합니다.

라디오 통신 버튼

좌측 중간에 있는 라디오 통신 버튼은 드라이버가 팀과 대화할 때 사용합니다. 이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상대방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레이스 중 돌발 상황이나 전략 변경 지시가 들어올 때 이 버튼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합니다. 맥스 베르스타펜은 이 버튼을 누른 채로도 코너링이 가능하도록 엄지 위치를 특수하게 조정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측 버튼들: 브레이크와 타이어를 다루는 정밀 조작부

F1 핸들 버튼 중 상당수는 우측과 뒷면에 숨어 있습니다. 이 버튼들은 주로 브레이크 밸런스와 타이어 관리에 사용됩니다.

브레이크 밸런스 조절 다이얼

우측 상단에 있는 브레이크 밸런스 조절 다이얼은 F1 차량의 전후 브레이크 압력 비율을 조절합니다. F1 차량은 전륜과 후륜에 각각 독립적인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는데, 코너 진입 전 드라이버가 이 다이얼을 돌려 전후 브레이크 압력 비율을 조절합니다. 코너 특성에 따라 후륜 브레이크를 더 쓸지, 전륜을 더 쓸지를 실시간으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이 기능이 없다면 코너마다 브레이킹 포인트가 달라져 주행 일관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타이어 온도 관리 버튼

우측 중간에 있는 타이어 온도 관리 버튼은 F1에서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를 제어합니다. 드라이버는 이 버튼을 눌러 타이어 워머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거나, 브레이크 냉각 수준을 조절합니다. 특히 롱런을 할 때는 타이어 마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력을 제한하는 설정으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2026년에는 타이어가 더 넓어지면서 온도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핸들 뒷면: 패들 시프트와 클러치

핸들 뒷면에는 패들 시프트가 달려 있습니다. 이것은 엄밀히 말해 버튼은 아니지만 핸들의 핵심 조작부입니다. 오른쪽 패들을 당기면 업시프트, 왼쪽 패들을 당기면 다운시프트가 이루어집니다. F1 변속기는 8단 시퀀셜 방식으로, 드라이버는 클러치 없이 패들만으로 0.05초 만에 기어를 변경합니다. 패들 뒤쪽에는 클러치 패들도 하나 더 있는데, 이는 스타트할 때만 사용하고 레이스 중에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2026년에는 하이브리드 출력이 늘어나면서 패들 시프트와 엔진 출력의 연동이 더욱 민감해졌습니다.

2026년 새로 추가된 버튼들

2026년 규정 변경으로 인해 스티어링 휠에 새로운 버튼들이 추가되었습니다.

Boost Button

핸들 우측 하단에 위치한 Boost Button은 드라이버가 랩 중 언제든지 눌러 추가 전기 출력을 사용할 수 있는 버튼입니다. 이 버튼은 2026년에 새로 도입된 기능으로, 배터리에 충분한 에너지가 남아 있다면 위치와 상관없이 사용 가능합니다. 선두를 달리는 드라이버가 뒤쫓아오는 상대를 막기 위해 쓸 수도 있고, 중간 그룹에서 갑작스럽게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Overtake Mode 확인 버튼

핸들 좌측 하단에는 Overtake Mode 가용 여부를 확인하는 버튼이 추가되었습니다. 앞차와 1초 이내 간격으로 트랙의 특정 감지 지점을 통과하면 다음 랩에서 추가 0.5MJ의 전기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버튼을 눌러 현재 Overtake Mode 사용 가능 여부를 LCD 화면에서 확인합니다.

드라이버가 실제로 레이스 중 사용하는 순서

이론적으로는 25개 버튼이 모두 중요해 보이지만, 실제로 레이스 중 드라이버가 사용하는 버튼은 그중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버튼은 피트 스탑 중이나 출발 전에 엔지니어가 세팅해두고, 드라이버는 레이스 중 핵심적인 것만 조작합니다.

예를 들어 한 랩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이렇습니다. 스타트 직후에는 엔진 맵을 레이스 모드로 설정하고, Overtake Mode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코너 진입 전에는 브레이크 밸런스를 조절하고, 타이어 온도가 높아지면 출력 제한 다이얼을 돌립니다. 추격 상황에서는 Boost Button을 누르거나 Overtake Mode를 활성화하고, 피트 스탑 전에는 라디오 버튼을 눌러 팀과 통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시속 300km를 주행하는 동안 이루어집니다.

왜 F1 스티어링 휠에는 25개 버튼이 필요한가

일반인이 보기에는 버튼이 너무 많다고 느낄 수 있지만, F1 규정상 차량에 달 수 있는 물리적 버튼과 스위치는 스티어링 휠로 집중시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F1 차량의 콕핏은 극도로 좁고, 드라이버는 전신을 안전벨트와 한스 장치로 고정한 채 주행해야 합니다. 대시보드에 손을 뻗어 버튼을 누를 여유는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드라이버의 엄지와 손가락이 닿는 범위 내에 모든 조작 계면을 배치하는 것이 안전과 효율성 모두에서 최선의 선택입니다.

또한 F1은 규정 변경이 잦은 스포츠입니다. 2026년부터는 전동화 비중이 늘어나고, 새로운 파워유닛 규정이 적용되면서 스티어링 휠에 추가될 버튼도 더 많아질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30개 이상의 조작 계면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F1 스티어링 휠에 달린 25개 버튼은 각각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엔진 맵, 브레이크 밸런스, 타이어 관리, 라디오 통신, 그리고 2026년에 새로 추가된 Boost Button과 Overtake Mode까지 드라이버가 레이스 중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할 모든 변수가 이 핸들 하나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조향하는 도구가 아니라, 차량 전체를 제어하는 컴퓨터 인터페이스인 셈입니다. 다음에 F1 중계를 볼 때는 드라이버의 손가락 움직임을 한 번 유심히 지켜보세요. 그 짧은 순간에도 수많은 계산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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